2024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데이식스의 3번째 월드투어의 문을 여는 인천 콘서트가 열렸다. 이것은 어렵게 (정말 너무너무 어려웠음ㅠ) 내 자리를 얻은 첫 번째 콘서트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누군가에겐 언젠가 도움이 될 기록이 되길 바라며 추억팔이 시작!
외쳐 데!이!식!스! (얽?)
유튜브를 보다가 별안간 잘생긴 밴드맨들에게 입덕해 버린 나는 영상 속 공연으로만 눈과 귀를 충족하며, 봤던 영상을 또 보고 또 보고 계속 복습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 9월 컴백과 콘서트 일정이 발표됨?! 이것은 기회다! 연말 콘서트만 노리고 있었는데 기회가 빨리 찾아와 버림. 입덕 후 첫 콘서트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치만.. 나는 공식 마이데이 그런 거 아님. 짭마데임(feat. 예비마데).
데이식스 콘서트(다른 가수도 대부분)는 선예매와 일반예매로 티켓팅 일자가 다른데 선예매는 올 초에 가입을 받은 마이데이 공식 4기에 가입되어 있어야 가능했고 이들은 일반예매자 보다 하루 먼저 예매가 가능하기에 대부분 티켓팅에 성공해 버렸다고 소문남. 그러나! 나는야 짭마데이기 때문에 그들이 예매하고 남은 자리를 이 세상에 백만 명이나 있는 리스너&예비마데와 싸워서 얻어내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내 티켓 한 장은 건질 수 있었는데 그것은 나중에 눈물의 취켓팅 예매 후기로 풀어보겠음.
첫 콘서트
(짭)마이데이가 되고 첫 콘서트. 그리고 인천 공연 첫 콘서트. 의미가 깊다(감성에 빠지지 마셈. 나한테만.. 그런 거임) 암튼 대망의 첫 콘서트! 어쩌면 내가 티켓팅에서 영광굴비석 자리라도 한 자리 얻어낼 수 있었던 건 아마 금요일 저녁 + 영종도 공연이라는 대 환장의 콜라보 때문 아니었을까? 영종도가 진짜 콘서트 계의 유배지로 불릴 만큼 교통사정이 좋지 않고 금요일 7시 콘서트면 대략 10시에 끝이 나는데 집으로 돌아오기가 정말 만만치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카오 T 셔틀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이게 또 나만의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 뚝딱 찍게 만들었지.
날씨요정
나는 날씨요정인지 날씨괴물인지 내가 가는 첫콘에 비예보가 드리웠다. 콘서트 며칠 전까지는 넘치는 도파민에 현실부정을 하며 '응 일기예보 맨날 틀림. 저러다가 전날에 구름만 낀다고 다시 바뀔 거임'이라고 생각하며 하하 호호 공연 즐길 준비만 하고 있었는데 새벽부터 천둥 치고 난리 남. 젠장. 그래도 두 손은 가벼우면 좋으므로 집에 있는 가장 작은 우산으로 픽(이것도 대재앙의 서막) 가방에는 첫 콘서트의 기대감을 잔뜩 담아 두 손 무겁게 출발했는데, 예약해 둔 카카오셔틀이 영종도에 도착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을 나는 잊지 못함. 재난영화 그냥 시작 돼버림. 허허벌판에서 아레나 입구까지 10분 정도 걸어가는데 우산 막 뒤집어질라 하고 신발은 이미 비 찰방찰방. 양말에 비상신호 삐뽀삐뽀 울려버림. 하- 암튼 그래도 조금(많이) 젖었지만 실내에서 대기하니까 쾌적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콧노래 룰루-
콘서트 준비물
콘서트가 열릴 줄도 모를 시절부터 왠지 데이식스 응원 밴드인 마데워치가 사고 싶었다. 난 언젠가 콘서트 꼭 갈 거니까! 하는 마음으로 JYP Shop을 둘러봤지만 이미 품절. 위드뮤에 재고가 있다는 첩보(?)를 받고 바로 구입해 두었기 때문에 마데워치는 풀충전으로 준비 끝. 그리고 데니멀즈 팝업에서 사둔 필끼도 가방에 안착. 옆자리 마데도 주고 나도 당충전 할 사탕 백개, 휴지, 물티슈, 에너지바... 등등 가방 넘치도록 챙겼는데 이건 정말 초심자+보부상의 큰 실수. 크로스백 메는데 어깨 뽀샤질 뻔함. 다음번엔 마데워치랑 신분증, 티켓만 들고 갈 거임!!!!! + 작은 생수 있으면 중간중간 마시면 좋음.
인스파이어 대기 팁
무조건 앉아라. 올리브영 등이 있는 상가 주변 곳곳에 의자가 있는데 엉덩이 디밀 틈이라도 있으면 바로 앉으십쇼. 대부분 셔틀을 타고 오기 때문에 공연시간보다 많이 일찍 도착하게 되는데 푸드코트에 사람 천명 있고 호텔 로비에는 앉을 수 없으니 온도가 쾌적한 상가 근처에 자리 잡고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면 좋다. 나는 도착해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짐도 많은 데다가 사람 진짜 수십만 명(과장) 있어서 포기하고 앉아서 싸 온 간식 먹고 들어감. 화장실은 차라리 입장하고 나서가 사람이 적어 보이긴 하는데 불안하다면 적어도 입장 30분 전에 호텔 쪽 화장실을 이용하면 그나마 사람이 좀 적은 듯했음.
드디어 입장. 인스파이어 아레나 4층 403구역 시야
나의 자리는 당연히 4층. 앞자리 선택의 기회 따윈 없었고 내 자리 있다는 것과 시제석이 아니었다는 점에 만족했다. 그래도 생각한 것보다 공연장 전체가 잘 보였고 시야가 트여있어서 나름 괜찮았던 자리. 앞열은 유리펜스 때문에 시야 제한이 있어 보였다. 데이식스가 마지막에 발롯코를 돌아줬는데 나는 403구역 중간열에 중간자리여서 데식이들을 근접으로 보진 못했지만(흑ㅠ) 전반적으로 공연을 즐기기엔 좋았다. 근데 처음에 영현이가 Best Part 부르면서 점프!! 외쳐서 도파민 풀충전 상태로 점프점프 했는데 옆자리 마데들이 너무 조용하셔서 혼자 뻘쭘해져서 찔끔만 점프하면서 즐겼다 ㅋ 다음엔 꼭 앞자리 가서 점프하고 만다.
Forever Young Incheon Setlist
1. Best Part
2. Better Better
3. Healer
4.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5. 그녀가 웃었다
6. How to Love (오오오오온~)
7. 쏟아진다
8. Say Wow
9. 예뻤어
10. I Loved You
11. 놓아 놓아 놓아
12. Congratulations
13. 어떻게 말해
14. 아 왜
15. Love me or Leave me
16. Shoot Me
17. 괴물
18. Zombie
19. 녹아내려요
20. HAPPY
21. 바래
22. 도와줘요 Rock&Roll
23. 망겜
24. DANCE DANCE
25. Free하게
마데 노래방
발롯코
26. The Power of Love
27. My Day
28. 어쩌다 보니
29. Sing Me
30. First Time
앵콜
31. Welcome to the Show
귀가 전쟁 그리고 천사 마데들
캬 증말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콘서트를 즐겁게 즐기고 이제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막했다. 장대비가 오는데 버스는 저 멀리. 내 우산은 거의 양산에 준하는 싸이즈였어서 뒤집어질까 봐 진짜 무서웠음. 근데 비가 옆으로 쏟아져서 우산 큰 거나 작은 거나 큰 의미가 없었고 모두 온몸이 젖은 채 앞사람 우산대만 보면서 천천히 전진. 올 때 10분 걸렸던 길이 우산체증으로 인해 체감 40분은 걸린 듯. 어렵사리 도착한 주차장에서 또 버스 행선지 찾느라 (길치모드 on) 몇십 분 허비. 결국 우산 뒤집어짐. 옷 다 젖음. 어떻게든 버스 잡아 타고 옷에 물 죽죽 짜면서 서울 도착. 아- 첫콘이었다.
근데 우산 쓰고 마이데이 동지들과 폭우 속을 걸어가면서 느낀 점은 마이데이 진짜 착하다였다. 나는 진짜 짜증 나서 한숨 푹푹 쉬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착한 마데소녀들 뒤에서 바람 불어서 옷 젖을 때마다 "뭐고-(성진 톤)" "이거 진짜 찐사랑이네-하하하" 하는 소리 들리고 아무도 밀지도 않고 내 주변 마데 모두 천천히 그 길을 비 홀딱 맞으면서 짜증 한 번을 안 내고 가더라. 멋져 증말!
홀딱 젖은 채 집에 왔을 때는 이게 뭐지? 멍한 느낌이었는데 돌아보니 데이식스 첫 콘서트 진짜 기억에 남을 만한 콘서트였다. 놀랍게도 이미 뇌 속에서는 미화 완료되어서 너무 재밌고 즐거웠던 공연으로 장기기억화 되었음. 데식이들 라이브 말해 뭐해- 정말 정말 좋았다. 이래서 공연 가는구나!
이제 데이식스 월드투어 시작이라 얼굴 볼일은 적겠지만 다음 달에 페스티벌도 있고 연말 콘서트도 있으니 다음 공연을 기대하면서 살아봐야지. 또 만나요 데이식스! 마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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